2011년 12월 2일 한라산 (성판악-관음사) 산행을 하다.
2011년도 고교동창들 모임을 제주도에서 하게 되었다. 친구들이 사는 곳을 거점으로 해마다 돌아가면서 하는데 이번엔 제주도에서 근무하는 친구로 인해 그곳으로 정했다. 10명 전체가 참석했으면 좋으려만, 해외근무자, 부친위독상태, 생계집중상태, 국토방위상황으로 인해 겨우 모임이 성원이 되는 숫자만 참석을 했다.
웃기게도 원래 모임이 토요일이었는데 비행기티켓 문제로 금요일로 앞당겼고, 나는 어차피 반쪽짜리 휴가를 내서 가느니 하루 휴가를 내서 한라산을 단독산행해보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서울을 출발한 시간이 저녁 9시30분 제주행 대한항공....약 50분간의 비행 후 제주도에 도착한 시간은 10시30분....이미 국제선도 조용하고 국내선도 조용하다보니 공항이 매우 한산한 상황.....길게 늘어서 있었을 택시승강장 손님은 거의 없고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만 길게 늘어서 있다. 하나를 잡고....예하게스트하우스...콜....당연히 모른다. 전화해서 주소 물업고 네비에 입력해놓고 가니 그래도 가깝지만은 않다. 내려서 허기진 배를 해장국(소고기해장국..그런데 선지가 버젓이 들어가 있어 먹는데 애 좀 썻다)으로 채우고 숙소에 체크인한 시간이 11시 무렵....방을 배정받고 들어서니 2층 침대 3개가 놓여져있다. 5명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내 자리는 문쪽 2층.....짐놓고 다니기가 번거로운 자리이다. 제일 늦었으니..어쩌라....
이미 한사람은 잠을 청하고 있어 조심스럽게 짐 풀어두고 잽싸게 대충 씻고 침대에 누우니 아무튼 안락한 시간이다. 그런데 잠시 소란스러운 소리....4명이 거의 동시에 들어오는 것이다. 이미 소등하기로 서로 약속한 시간이 10시이나 소등을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여럿이 사용하는 공간이니만큼 좀 조심스럽게 행동해야되는데 그렇치는 않다. 30여분간의 소란스런 소리는 사라지고 다들 잠을 자는가 싶더니 건너편 2층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짐을 쌓는건지...푸는건지...별 조심스럽지 않게 바시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게 여간 귀에 거슬린다. 특히 기분이 점점 나빠오는것은 그 소리를 만드는 주인공이 별로 주변을 신경쓰지 않는다는것이다. 짜증이 확 나온다.
1층 건너편에 있는 외국인...유일하게 이 방에서 나하고 인사를 한 사람이다. 나머지는 한국사람인듯 보이는데..서로들 인사가 없다. 나도 안했다. 오직 외국사람만 들어오면서 몇마디 인사를 한 것이다. 이 친구는 타국이니 아주 조심스럽게...아니다 이런 여행을 많이 다녀서 조심해야되는 것을 알 것이다. 그렇게 그 문제의 남자는 12시 넘어서까지부시럭 거린다. 확 열받아서 내려가 불을 꺼버렸다.
좀 조용해진다.
그리고 스르륵 잠이 들었다.
때르릴을이링. 바빠빠르랍르링......
이게 뭔소리지.....엉...? 이거뭐야
이런 젠장할...어제 부시럭의 주인공 알람 소리이다. 그런데 정작 그 주인은 못듣고 자고있다. 저편에서 한사람...에이~~~~ 하는 소리에 알람을 끈다. 자고잇는게 아니라 귀찮아서 놔둔 모양이군....저런놈이 이런공간에 함께하는게 얼마나 불편함을 주는지...나야 어차피 일어나야될 시간이니 그 소리에 일어났다. 진동으로 해둔 내 알람도 끄고...(여럿잇을때는 알람도 진동으로 해둬라..이놈아)
로비에 내려가니 이미 여럿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가족단위로 온 팀도 있고 홀로 여행온 사람도 있다. 식사는 토스트와 계란, 커피 등이 준비되어 있어 각자 알아서 조리해먹는다. 상당히 합리적인 방법이다. 난 토스트와 커피 한잔을 따라서 가볍게 먹었다.
(* 사진을 클릭하면 이 게시글에 링크된 사진 전체를 슬라이드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로 걸어서 이동했다. 산행의 출발지인 성판악까지는 일단 시외버스로 이용해서 간다. 버스비는 1500원...일단 터미널에서 김밥 4줄과 몇가지 비상식량, 물을 산 다음에 버스에 오르니 8시쯤
8시30분쯤 성판악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사람들로 붐빌거라 생각했는데 10명 정도만이 산행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너무 늦은건가? 12시까지는 진달래대피소까지 올라가야 백로담으로 계속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음...일단 서둘러 올라가야겠구나..... 진달래까지는 3시간 거리...약 30여분정도 여유는 있구나..
자욱한 안개가 산속에 가라 앉아있다. 조금 멀리 떨어진 사물을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습기를 가득 머금은 안개로 인해 장갑을 끼지 않는 손은 이미 시리고, 차가운 카메라에서 올라오는 찬기도 추위를 느끼게 한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열심히 걸어 몸에서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4km정도 진행하다보면 만나게 되는 화장실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나는 이곳을 그냥 슬쩍 흘깃보면서 지나쳤다. 여유있게 쉴 시간이 없었다.
성판악에서 5.2km 진행할쯤 만나는 샘터....
두세명이 서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그냥 갈까 하다 물맛은 어떨까 잠시 들려 물한모금 마셨다. 얼음처럼 차갑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다만 시원하다 정도....왜이리 물이 차갑지 않지..? 이후로는 마실물이 없단다....계곡물은 많은데 마시지 못하는 모양이다. 야영자체가 금지되어 있으니 사실 추운날엔 물이 그렇게 많이 소비되지 않는다. 생수 두병을 가지고 갔는데 하산할때까지 고작 한병의 1/3정도만 마셨다.
복장들처럼...성판악-백로담 코스는 그냥 산책길이다. 경사가 심하지도 않고 길도 아주 잘 되어 있다. 핸드백매고 오리털파카 입어도 무난하다. 솔직히 산행시에 오리털 파카는 좋지않다. 특히 오늘처럼 습기가 많은 안개속에서는 옷에 습기가 가득 묻어 척척해지고 보온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옷이 무거워지기때문에 결코 좋은 선택은 아닌데...국내산은 추우면 그냥 하산해도 금새 내려오니.....큰 일 나지는 않겠지만, 인적드문 심산유곡의 고산에서는 여분의 옷이 없다면 큰일 날 일이다. 그런데 의외로 저런 복장이 많았다. 비도 내린다는 예보였는데....
진달래휴게소 (매점)
백로담에 오르기 위해서는 12시전까지 이곳에 도착해야된다. 입산을 통제시키기 때문이다. 자욱한 안개는 더욱 심해졋다. 걸을땐 몰랐는데 잠시 이곳에 들려 컵라면 하나와 김밥을 밖에서 서서 먹는데 엄청나게 추위가 몰려온다. 허기가 잠시 가시니 조금은 몸이 따뜻해진듯 하지만 떨리는 손을 어쩔수 없다. 이미 물기에 척척한 장갑을 쥐어짜고서 끼우니 추위가 덜해진다. 젖은 장갑이어도 없는것보다는 훨씬 낳다.
쓰레기는 각자 가져가야된다. 컵라면을 먹고 남은 빈용기도 비닐에 싸서 다시 가져가야된다. 어디 중간에 버리지 말지어다.
진달래매점을 지나 오르니 점차 날이 겨울에 가까워 진다. 바닥에 얼음도 살짝 살짝 보이기 시작한다.
밤새 얼었던 나무가지의 얼음도 낮기온에 못견더 녹은 상태이나 여전히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상고대란.....
영하의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방울이 나무 등의 물체와 만나 생기는 것이 상고대 이다. 즉, 호숫가나 고산지대의 나뭇가지 등의 물체에 밤새 서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마치 눈꽃처럼 피어 있는 것을 말한다. '수상(樹霜 air hoar)', '나무서리'라고도 한다.
보통 물은 영하로 내려가면 얼음이 얼어야 하는데, 액체상태로 남아 있는 물방울이 있다. 이것을 과냉각상태의 물방울이라고 하며 이것이 영하의 물체를 만나면 순간 얼어붙어 상고대를 만드는 것이다. 상고대는 해가 뜨면 금방 녹아 없으진다.
지친 몸이지만, 아름답게 핀 상고대를 보면서 다들 활력을 되찾고 있다. 잠시 쉬면서 본 상고대.....난 처음 제대로 된 상고대를 본 줄 알았다. 이장면만으로도....
이게 진짜 상고대.....이런 모습들을 해발 1700미터를 넘어서면서 온통 천지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에선 훨씬 아름답고 기괴한 상고대를 본다. 세찬 바람에 만들어진 상고대....
(2011. 12. 10 토요일 저녁, 한라산을 다녀온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한라산에 돌아오자마자 일본출장을 가는 바람에 사진정리도 산행기 작성도 시기를 놓쳤다. 오늘 토요일 낮에과 저녁에는 할일없이 이리저리 뒹글다고 불현듯 조금전에 생각난 이 게시글..마저 작성하기위해서 열고 들어오는데 방해를 한다. 그래 잠시 뒤에 다시 맘잡고 적지.......급한것도 아닌데.... 핫식스를 오늘 세캔이나 마셨더니 속이 살살 아파오는게 이게 홧식스때문인가? 아니면 밥대신 엄청나게 쏟아부은 귤때문인가? 진정한 에너지인 맥주를 함께하지않는 부작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일단 맥주부터 마셔보기로 한다. 그르은 나중에...)
(2011. 12. 11 일요일 저녁, 잠시 짬을 내어 다시 들어왔다)
이후 백로담까지 오르는 구간이 환상의 상고대 축제를 여는 듯 느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탄성을 자아낸다. 이곳 저곳에서 감타사와 셔터누르는 소리가 이 한적한 등산로를 가득 채운다. 홀로 떠난 산행답게 난 주변 풍경 셔터에 열중을 한다. 간혹 셀카의 유혹에 흔들리기는 하지만 낯선 사람한테 사진찍어달래고 폼재고 찍는것도 좀 쑥스럽고해서.....간간이 휴대폰을 들어 찍어보지만 역시 얼굴만 뎁따 크게나오고 주변 풍경을 함께 담을 수 없어 금새 포기하고 만다.
진달래 쉼터에서 아이젠을 사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이곳을 걸어가는데 무진 애를 먹을 쓸 것이다. 나의 평상시 성품으로 봐서는 쉼터에서 주인이 권장했을때 아이젠을 분명 사지 않았을 것이다. 상술의 일종이겠지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왜냐면 그곳까지의 상황으로 봐서는 이런 길들은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달래 쉼터 오기직전 어떤 등산객이 하산하면서 하시는 말씀을 똑똑이 들었다. 아이젠 필히 준비해서 올라가라고..그렇치않으면 자기처럼 중간에 내려와야된다고.......그래서 거금 5000원을 투자하여 베낭속에 넣어 두었던 것이다. 사진속의 등산객은 이미 준비를 철저히 해 오신 분이다. 네발짜리이니..아니 여섯발짜리인가....진달에서 파는 것은 두발짜리로.....요긴하게 사용이 가능한데..크기 조절이 불편하여 중도에 잘 벗겨져 분실의 가능성이 높다. 본인도 하산하는 길에 한쪽을 잃어버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한쪽이 사라진것이다.
백로담을 내려다볼 수 있는 마지막 언덕이다. 얼음이 얼어있는 돌들을 디딛고 오르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4시간이 채 안되서 백로담에 오르니 앞은 거의 분간이 안된다. 백로담 자체를 볼 수 없다. 이미 올라 온 사람들은 기념사진촬영에 여념없다.
나도 일단 백로담이라는 증표에서 증빙사진을 한방 박았다. 저래 보니 어디 히말리야 5000미터 고봉에 올라선 모습이다.
자....이제 하산이다.
관음사코스가 풍경이 더 수려하다 하는데, 이런 날씨엔 별 상관없을 것 같고...하산길이 짧으나 내리막 경사가 심하다 하니....다시 성판악으로 돌아갈까 했었다.
그런데 언제 다시 한라산에 올까하는 생각에 가보지 않은 관음사코스를 선택했다.
하산길로 바로 접어드니 올라오는 사람이 있다. 이야....이렇게 험한 길로 올라오다니...상당히 힘들었을텐데....그런데 막상 올라가도 보이는 것은 없는데.........
수고하십니다..............
인사를 나누고 지나쳤다.
앞서 하산하는 여인네들...
동네친구들인지? 학교친구들인지..고향친구들인지...모르겠지만 아줌마 부대이다. 용감도 하다. 하산길을 이곳으로 선택해서 내려가다니....상당히 힘들텐데...그래도 그들은 좋은가보다. 연신 감탄사를 내벹으며 깔깔 웃으며 하산하고 있는 것이다.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하산을 하다보니 아줌마팀을 제치고 또다른 등산팀을 만났다. 그들은 이미 지쳐 보이는지 속도가 꽤 더디보인다.
이런 상고대는 해발 1700미터 지점부터는 차츰 이슬로 바뀌기 시작하더니 내리던 눈도 비로 바뀐다.
아직도 한참을 내려가야되는데 하산 한시간 지점에서 만난 쉼터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진을 치고 있어 좀 쉬기도 불편하다. 아쉬운 김에 김밥한줄과 음료로 에너지를 보충한 다음에...다시 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이어지는 3시간의 사투.....엄청나게 쏟아지는 비를 맞고 (비록 판초우의를 입었지만, 앞에 메단 니콘 카메라의 무게와 보호때문에 힘은 두배 더 들었다) 내려가다보니 고어텍스 몽벨 등산호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신발에 들어온 물은 방수기능에 맞게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신발안에서 멤돌기 시작하고 소리는 뿌자작 뿌자작 하며 걸을때마다 나오기 시작한다.
힘들고 불편하고 게다가 무릎관절이 무리가 간 것인지 내딛을때 아픔까지 찾아온다. 성판악에서 백로담까지 상당히 빠르게 진행했던게 무리가 간 모양이다. 마지막 하산 2시간은 거의 다리를 끌다시피 하며 걸어서 내려왔다.
관음사 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30분.....
비를 피해 한쪽에 배낭을 팽겨쳐두고 신발을 벗으니 발이 부르터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한기도 엄습해 온다.
잠시 뜨거운 캔커피한잔을 사서 마시니 몸에 온기가 스며들긴 하지만 그것도 잠시...춥다.
결국 택시잡아타고 가장 가까운 사우나로 이동했다.
장장 8시간의 한라산 사투.....비오고, 눈오고.....그러나 정상에서 아름다운 상고대를 맘껏 보고.....지금 지내고 보니 즐거운 여행이었다.
2011년도 고교동창들 모임을 제주도에서 하게 되었다. 친구들이 사는 곳을 거점으로 해마다 돌아가면서 하는데 이번엔 제주도에서 근무하는 친구로 인해 그곳으로 정했다. 10명 전체가 참석했으면 좋으려만, 해외근무자, 부친위독상태, 생계집중상태, 국토방위상황으로 인해 겨우 모임이 성원이 되는 숫자만 참석을 했다.
웃기게도 원래 모임이 토요일이었는데 비행기티켓 문제로 금요일로 앞당겼고, 나는 어차피 반쪽짜리 휴가를 내서 가느니 하루 휴가를 내서 한라산을 단독산행해보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서울을 출발한 시간이 저녁 9시30분 제주행 대한항공....약 50분간의 비행 후 제주도에 도착한 시간은 10시30분....이미 국제선도 조용하고 국내선도 조용하다보니 공항이 매우 한산한 상황.....길게 늘어서 있었을 택시승강장 손님은 거의 없고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만 길게 늘어서 있다. 하나를 잡고....예하게스트하우스...콜....당연히 모른다. 전화해서 주소 물업고 네비에 입력해놓고 가니 그래도 가깝지만은 않다. 내려서 허기진 배를 해장국(소고기해장국..그런데 선지가 버젓이 들어가 있어 먹는데 애 좀 썻다)으로 채우고 숙소에 체크인한 시간이 11시 무렵....방을 배정받고 들어서니 2층 침대 3개가 놓여져있다. 5명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내 자리는 문쪽 2층.....짐놓고 다니기가 번거로운 자리이다. 제일 늦었으니..어쩌라....
이미 한사람은 잠을 청하고 있어 조심스럽게 짐 풀어두고 잽싸게 대충 씻고 침대에 누우니 아무튼 안락한 시간이다. 그런데 잠시 소란스러운 소리....4명이 거의 동시에 들어오는 것이다. 이미 소등하기로 서로 약속한 시간이 10시이나 소등을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여럿이 사용하는 공간이니만큼 좀 조심스럽게 행동해야되는데 그렇치는 않다. 30여분간의 소란스런 소리는 사라지고 다들 잠을 자는가 싶더니 건너편 2층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짐을 쌓는건지...푸는건지...별 조심스럽지 않게 바시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게 여간 귀에 거슬린다. 특히 기분이 점점 나빠오는것은 그 소리를 만드는 주인공이 별로 주변을 신경쓰지 않는다는것이다. 짜증이 확 나온다.
1층 건너편에 있는 외국인...유일하게 이 방에서 나하고 인사를 한 사람이다. 나머지는 한국사람인듯 보이는데..서로들 인사가 없다. 나도 안했다. 오직 외국사람만 들어오면서 몇마디 인사를 한 것이다. 이 친구는 타국이니 아주 조심스럽게...아니다 이런 여행을 많이 다녀서 조심해야되는 것을 알 것이다. 그렇게 그 문제의 남자는 12시 넘어서까지부시럭 거린다. 확 열받아서 내려가 불을 꺼버렸다.
좀 조용해진다.
그리고 스르륵 잠이 들었다.
때르릴을이링. 바빠빠르랍르링......
이게 뭔소리지.....엉...? 이거뭐야
이런 젠장할...어제 부시럭의 주인공 알람 소리이다. 그런데 정작 그 주인은 못듣고 자고있다. 저편에서 한사람...에이~~~~ 하는 소리에 알람을 끈다. 자고잇는게 아니라 귀찮아서 놔둔 모양이군....저런놈이 이런공간에 함께하는게 얼마나 불편함을 주는지...나야 어차피 일어나야될 시간이니 그 소리에 일어났다. 진동으로 해둔 내 알람도 끄고...(여럿잇을때는 알람도 진동으로 해둬라..이놈아)
로비에 내려가니 이미 여럿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가족단위로 온 팀도 있고 홀로 여행온 사람도 있다. 식사는 토스트와 계란, 커피 등이 준비되어 있어 각자 알아서 조리해먹는다. 상당히 합리적인 방법이다. 난 토스트와 커피 한잔을 따라서 가볍게 먹었다.
(* 사진을 클릭하면 이 게시글에 링크된 사진 전체를 슬라이드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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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하게스트하우스(제주시) 6인실 1박 19,000원, 4인실 23,000원 아침식사제공, 세탁가능, 룸내 개인사물함 귀중품보관가능 |
그리고 주변에 있는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로 걸어서 이동했다. 산행의 출발지인 성판악까지는 일단 시외버스로 이용해서 간다. 버스비는 1500원...일단 터미널에서 김밥 4줄과 몇가지 비상식량, 물을 산 다음에 버스에 오르니 8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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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판악휴게소 (8시30분도착) |
자욱한 안개가 산속에 가라 앉아있다. 조금 멀리 떨어진 사물을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습기를 가득 머금은 안개로 인해 장갑을 끼지 않는 손은 이미 시리고, 차가운 카메라에서 올라오는 찬기도 추위를 느끼게 한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열심히 걸어 몸에서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4km정도 진행하다보면 만나게 되는 화장실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나는 이곳을 그냥 슬쩍 흘깃보면서 지나쳤다. 여유있게 쉴 시간이 없었다.
성판악에서 5.2km 진행할쯤 만나는 샘터....
두세명이 서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그냥 갈까 하다 물맛은 어떨까 잠시 들려 물한모금 마셨다. 얼음처럼 차갑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다만 시원하다 정도....왜이리 물이 차갑지 않지..? 이후로는 마실물이 없단다....계곡물은 많은데 마시지 못하는 모양이다. 야영자체가 금지되어 있으니 사실 추운날엔 물이 그렇게 많이 소비되지 않는다. 생수 두병을 가지고 갔는데 하산할때까지 고작 한병의 1/3정도만 마셨다.
복장들처럼...성판악-백로담 코스는 그냥 산책길이다. 경사가 심하지도 않고 길도 아주 잘 되어 있다. 핸드백매고 오리털파카 입어도 무난하다. 솔직히 산행시에 오리털 파카는 좋지않다. 특히 오늘처럼 습기가 많은 안개속에서는 옷에 습기가 가득 묻어 척척해지고 보온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옷이 무거워지기때문에 결코 좋은 선택은 아닌데...국내산은 추우면 그냥 하산해도 금새 내려오니.....큰 일 나지는 않겠지만, 인적드문 심산유곡의 고산에서는 여분의 옷이 없다면 큰일 날 일이다. 그런데 의외로 저런 복장이 많았다. 비도 내린다는 예보였는데....
진달래휴게소 (매점)
백로담에 오르기 위해서는 12시전까지 이곳에 도착해야된다. 입산을 통제시키기 때문이다. 자욱한 안개는 더욱 심해졋다. 걸을땐 몰랐는데 잠시 이곳에 들려 컵라면 하나와 김밥을 밖에서 서서 먹는데 엄청나게 추위가 몰려온다. 허기가 잠시 가시니 조금은 몸이 따뜻해진듯 하지만 떨리는 손을 어쩔수 없다. 이미 물기에 척척한 장갑을 쥐어짜고서 끼우니 추위가 덜해진다. 젖은 장갑이어도 없는것보다는 훨씬 낳다.
쓰레기는 각자 가져가야된다. 컵라면을 먹고 남은 빈용기도 비닐에 싸서 다시 가져가야된다. 어디 중간에 버리지 말지어다.
진달래매점을 지나 오르니 점차 날이 겨울에 가까워 진다. 바닥에 얼음도 살짝 살짝 보이기 시작한다.
밤새 얼었던 나무가지의 얼음도 낮기온에 못견더 녹은 상태이나 여전히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상고대란.....
영하의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방울이 나무 등의 물체와 만나 생기는 것이 상고대 이다. 즉, 호숫가나 고산지대의 나뭇가지 등의 물체에 밤새 서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마치 눈꽃처럼 피어 있는 것을 말한다. '수상(樹霜 air hoar)', '나무서리'라고도 한다.
보통 물은 영하로 내려가면 얼음이 얼어야 하는데, 액체상태로 남아 있는 물방울이 있다. 이것을 과냉각상태의 물방울이라고 하며 이것이 영하의 물체를 만나면 순간 얼어붙어 상고대를 만드는 것이다. 상고대는 해가 뜨면 금방 녹아 없으진다.
지친 몸이지만, 아름답게 핀 상고대를 보면서 다들 활력을 되찾고 있다. 잠시 쉬면서 본 상고대.....난 처음 제대로 된 상고대를 본 줄 알았다. 이장면만으로도....
이게 진짜 상고대.....이런 모습들을 해발 1700미터를 넘어서면서 온통 천지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에선 훨씬 아름답고 기괴한 상고대를 본다. 세찬 바람에 만들어진 상고대....
(2011. 12. 10 토요일 저녁, 한라산을 다녀온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한라산에 돌아오자마자 일본출장을 가는 바람에 사진정리도 산행기 작성도 시기를 놓쳤다. 오늘 토요일 낮에과 저녁에는 할일없이 이리저리 뒹글다고 불현듯 조금전에 생각난 이 게시글..마저 작성하기위해서 열고 들어오는데 방해를 한다. 그래 잠시 뒤에 다시 맘잡고 적지.......급한것도 아닌데.... 핫식스를 오늘 세캔이나 마셨더니 속이 살살 아파오는게 이게 홧식스때문인가? 아니면 밥대신 엄청나게 쏟아부은 귤때문인가? 진정한 에너지인 맥주를 함께하지않는 부작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일단 맥주부터 마셔보기로 한다. 그르은 나중에...)
(2011. 12. 11 일요일 저녁, 잠시 짬을 내어 다시 들어왔다)
이후 백로담까지 오르는 구간이 환상의 상고대 축제를 여는 듯 느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탄성을 자아낸다. 이곳 저곳에서 감타사와 셔터누르는 소리가 이 한적한 등산로를 가득 채운다. 홀로 떠난 산행답게 난 주변 풍경 셔터에 열중을 한다. 간혹 셀카의 유혹에 흔들리기는 하지만 낯선 사람한테 사진찍어달래고 폼재고 찍는것도 좀 쑥스럽고해서.....간간이 휴대폰을 들어 찍어보지만 역시 얼굴만 뎁따 크게나오고 주변 풍경을 함께 담을 수 없어 금새 포기하고 만다.
진달래 쉼터에서 아이젠을 사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이곳을 걸어가는데 무진 애를 먹을 쓸 것이다. 나의 평상시 성품으로 봐서는 쉼터에서 주인이 권장했을때 아이젠을 분명 사지 않았을 것이다. 상술의 일종이겠지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왜냐면 그곳까지의 상황으로 봐서는 이런 길들은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달래 쉼터 오기직전 어떤 등산객이 하산하면서 하시는 말씀을 똑똑이 들었다. 아이젠 필히 준비해서 올라가라고..그렇치않으면 자기처럼 중간에 내려와야된다고.......그래서 거금 5000원을 투자하여 베낭속에 넣어 두었던 것이다. 사진속의 등산객은 이미 준비를 철저히 해 오신 분이다. 네발짜리이니..아니 여섯발짜리인가....진달에서 파는 것은 두발짜리로.....요긴하게 사용이 가능한데..크기 조절이 불편하여 중도에 잘 벗겨져 분실의 가능성이 높다. 본인도 하산하는 길에 한쪽을 잃어버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한쪽이 사라진것이다.
백로담을 내려다볼 수 있는 마지막 언덕이다. 얼음이 얼어있는 돌들을 디딛고 오르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4시간이 채 안되서 백로담에 오르니 앞은 거의 분간이 안된다. 백로담 자체를 볼 수 없다. 이미 올라 온 사람들은 기념사진촬영에 여념없다.
나도 일단 백로담이라는 증표에서 증빙사진을 한방 박았다. 저래 보니 어디 히말리야 5000미터 고봉에 올라선 모습이다.
자....이제 하산이다.
관음사코스가 풍경이 더 수려하다 하는데, 이런 날씨엔 별 상관없을 것 같고...하산길이 짧으나 내리막 경사가 심하다 하니....다시 성판악으로 돌아갈까 했었다.
그런데 언제 다시 한라산에 올까하는 생각에 가보지 않은 관음사코스를 선택했다.
하산길로 바로 접어드니 올라오는 사람이 있다. 이야....이렇게 험한 길로 올라오다니...상당히 힘들었을텐데....그런데 막상 올라가도 보이는 것은 없는데.........
수고하십니다..............
인사를 나누고 지나쳤다.
앞서 하산하는 여인네들...
동네친구들인지? 학교친구들인지..고향친구들인지...모르겠지만 아줌마 부대이다. 용감도 하다. 하산길을 이곳으로 선택해서 내려가다니....상당히 힘들텐데...그래도 그들은 좋은가보다. 연신 감탄사를 내벹으며 깔깔 웃으며 하산하고 있는 것이다.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하산을 하다보니 아줌마팀을 제치고 또다른 등산팀을 만났다. 그들은 이미 지쳐 보이는지 속도가 꽤 더디보인다.
이런 상고대는 해발 1700미터 지점부터는 차츰 이슬로 바뀌기 시작하더니 내리던 눈도 비로 바뀐다.
아직도 한참을 내려가야되는데 하산 한시간 지점에서 만난 쉼터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진을 치고 있어 좀 쉬기도 불편하다. 아쉬운 김에 김밥한줄과 음료로 에너지를 보충한 다음에...다시 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이어지는 3시간의 사투.....엄청나게 쏟아지는 비를 맞고 (비록 판초우의를 입었지만, 앞에 메단 니콘 카메라의 무게와 보호때문에 힘은 두배 더 들었다) 내려가다보니 고어텍스 몽벨 등산호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신발에 들어온 물은 방수기능에 맞게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신발안에서 멤돌기 시작하고 소리는 뿌자작 뿌자작 하며 걸을때마다 나오기 시작한다.
힘들고 불편하고 게다가 무릎관절이 무리가 간 것인지 내딛을때 아픔까지 찾아온다. 성판악에서 백로담까지 상당히 빠르게 진행했던게 무리가 간 모양이다. 마지막 하산 2시간은 거의 다리를 끌다시피 하며 걸어서 내려왔다.
관음사 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30분.....
비를 피해 한쪽에 배낭을 팽겨쳐두고 신발을 벗으니 발이 부르터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한기도 엄습해 온다.
잠시 뜨거운 캔커피한잔을 사서 마시니 몸에 온기가 스며들긴 하지만 그것도 잠시...춥다.
결국 택시잡아타고 가장 가까운 사우나로 이동했다.
장장 8시간의 한라산 사투.....비오고, 눈오고.....그러나 정상에서 아름다운 상고대를 맘껏 보고.....지금 지내고 보니 즐거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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